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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종강 덧글 0 | 조회 14,264 | 2009-04-17 00:00:00
정동철  


<사색의 종강> 567(05-06-07)
서울여대 대학원 마지막 강의를 끝내며서.....


종강이라 했나?
시작인데..........
강의는 끝냈지만
학생들은 시작이란 말이다.

촛불 3개, 강의 3년째의 불이 켜지고 20여명의 대학원 여학생들이 합창을 시작했다.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당신..........”

세 해째, 1학기 강의를 끝으로 사표를 내기로 작정한 마음에 꽉 찬 강의실, 노래가 끝나자 촛불은 꺼지고 마지막 강의가 다시 마음과 마음속에 파고들고 환환 얼굴들이 가득했다.
내 사색의 종강이다.

차면 기운다던가, 텅 빈 공허로 변할 지음 부딪는 맥주잔들이 젊고 싱 그런 여인들의 미묘한 기운이 되어 노년의 혈관을 타고 칼슘주사처럼 전신으로 퍼져왔다.

시작에서 끝까지 가감 없이 터져 나온 얘기들.
그들은 사인대신 사진을 저마다 디카에 담고 내 사색의 종강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졌다.
시작과 끝이 없는 인생, 만남과 헤어짐이 안겨주는 감상적 착각은 잠시, 늦은 밤 캠퍼스로 다시 돌아와 한 학생, 또 한 학생 작별의 악수를 마치고 달려간 집. 떠난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내일을 생각하며 치닫기 시작한 것이다. 촛불 세 개가 나직한 케이크위에서 흔들리는 교실의 얼굴들이 잔잔하게 이는 파도에 찰랑찰랑 아물거리며 스치는 차창으로 시속 100km의 속도로 다시 이어졌다.
그것이 전부다. 내 사색의 종강.
“사랑 받기위해 태어난 당신......”

사실일까?
시작은 아주 엉뚱한 곳에서 번개 치듯 솟아났다.
<칠순에 시작하는 노후대책>을 위해 이제부터 뛰어야 한다. 어이없다 사람들, 웃거나 말거나, 신나게, 힘차게......... 끝이 아니라 그래서 나는 새로운 시작을 간직하게 된 것이다. 의사가 해야 할 일,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의무가 있기에.......
내 사색의 종강은 결국 끝이 아니었다. 살만난다는 것,
그래서
풀리지 않는 화두,
“시체를 끌고 다니는 이 놈은 뭔가?”
웃어본다.
허! 허!
사색의 종강,
처음부터
그것은 있지도 없지도 않았으니까.
x x

생각을 종이배에 띠우고


어디서 오는 길이요?
뉘신데?
그래 어디로 가려고요?

가요
토라저서가 아니라고요
하니
자~알 가요!
머뭇거리지 말고 가요
어서 가요
믿어서, 믿어서 그렇다구요.
돌아보지 말고 가요
그냥 가요
가야 할 곳, 가게 될 곳, 그 자리로 가리라는 것을 믿어서 그래요
마음 놓고 가요

그러긴 했었지
행여 하여
길을 뚫고 무너질 새라 공그르고
부족 하여
안내판까지 내다 부쳤으니까.
이젠 믿어요.
그러니 서둘러 떠나요
행여 눈칠랑 보지 말고 훌쩍 떠나가요
돌아보지 말고 떠나구려.
비로소
나, 가슴 하늘같이 확 트이리라
생각이, 생각이
떠나간 자리가 그럴 것만 같으이..
x x

사색의 종강, 종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칠순에 시작한 노후대책>, 강제로 의료보험에 계약된 반 공무원이지만 퇴직금도 연금도 없으니 달리 방법이 없다. 사색(思索)보단 먹고 사는 게 급하니까...
200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