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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무관심 덧글 0 | 조회 15,272 | 2014-02-13 11:28:56
관리자  

적당한 무관심

2014.01.12.

정 동철

 

그리고 적당히 생글생글 씹을 꺼리,

사실 누군가 씹어야 한바탕 호호 깔깔 맛이 난다. 씹을 꺼리가 없는 모임 솔직히 재미 제로다. 꺼리가 있으면 몸의 살이 떨릴 정도, 사는 재미. 스트레스를 푸는데 수다만한 것이 없다. 핵심은 바로 씹을만한 꺼리에 달렸다.

모일 형편이 안 되면 카톡이든 전화라도 걸어야 가스가 터진다. 이른바 SNS를 통해 뭔가를 씹고 토해야 사는 재미는 뭔가 행세를 하고 싶은 사람들의 얘기라 치고 우리네 소시민은 하여간 꺼리가 있어야 웃음보가 터진다. 당연히 그런 꺼리를 만들어 주는 사람에게 감사해야 할 것.

 

적당한 무관심은 그러나 좀 사정이 다르다. 우선 어렵다.

-정신 차리고 술 좀 그만하지, 공부하면 어디 덧나니? 게임 지겹지도 않고? 여자라면 회를 치니 언제 사람구실 할려나....-

! 우당탕탕.....

문이 닫히며 부딪는 소리에 벽이 무너져 내릴 듯, 괴성으로 집이 날아 갈 것 같다. 청소년의 반항만이 아니다.

골프, 해도 너무 한다. 연구한다는 교수? 게다가 차, 외제가 아니면 굴러가지 않는다고? 싱글이라고 누가 알아주나......”

그래서 어떤 교수 자퇴했다는 뉴스가 인터넷 판 신문에 실렸다.

 

한편,

제발 관심 끄세요.. 누가 몰라서 그래요! 내 인생 알아서 하지...대신해 줄레!”

천재 바이올리니스트가 소개됐군... 14살이라 하네, 3인데 잘한다는 정도로 되겠나? 뭔가 특별난 게 있어야지... 앞날 창창한게 아니라 캄캄....”

아예 대꾸조차 무시된다.

 

적당한 무관심,

필요한 것은 바로 무대에 서는 주인공들을 위해 필요한 불가분의 화두다.

간지러워 견딜 수 없는 주둥이 참을 수가 없는 게 문제다. 관심, 넘쳐흘러 홍수가 날 판 이쯤되면 박인비짝이 날 것이다.

입을 다물 수 없는 할머니, 각별한 애정으로 노파심 쑤시는 좀 이기지 못해 그여히 터진 결과다.

 

듬직한 여인이 백내장수술을 서둘러 했단다. 세상에, 이렇게 밝고 좋은 걸 왜 진작 못했지.... 화들짝 기쁨 참을 길이 없어 집에 들어서자마자 경대 앞에 앉으니 아니 이게 뭐야, 웬 일이지?

저게... 나라고? 내가 저렇게 늙었단 말이야?”

놀라 자빠진다. 눈가에 처진 주름. 목덜미를 휘감고 있는 주름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입가에 확연히 처진 팔자잔주름 이게 나라고?..

적당한 무관심을 간직했더라면 놀랄 일이 없었을 것이다. 눈이 뿌옇다고 늙은이 취급받는 것 싫어 별반 불편할 것도 없는 형편에 큰 돈 들여 수술을 하자 뒤집어쓴 구정물 참을 길이 없다.

 

얼마가 들더라도 성형외과로 달려가야 할 판이다. 언젠가 선풍기 아줌마얘기, 가만히 있을 일이 아니다.

그 아줌마 그렇게 되고 싶어 신문에 났을까. 서둘 일인가?

인생사 적당한 관심은 그래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 꺼리로 잦으러지게 배꼽 움켜쥐는 일 있어도 서둘지 마라야 할 것 또한 인생 필수과목, 서둘다 고꾸라져 코 깨지는 일 너무 많으니 말이다.

사고녀(四高女)), 사고남 학벌 높고 나이 많아도 연봉이 높은 데다 키까지 헌출한 남녀 결혼이 싫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고녀가 사고남을 찾더니 사고남은 사고녀를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남편 없이 아이하나 낳아키우고 싶다는 시절, 애가 무슨 강아지냐고 또 뉘라 걱정스런 관심에...

제발, 제발 그만하세요...”

장차 어쩌려고?”

그만 하라니까!”

 

적당한 관심 대체 어디까지인지 너무 어렵다.

정치얘기까지 하면 난리가 나는 판국이라 이정도로.... 하기사 사람들 너나 할 것 없이 주변사람들 뜻대로 조정해야 시원한 것이 인지상정이라지만 그것도 자기만 해당한다하니 관심 꺼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