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에 붙어라......"
관수동 골목길 어딘가 헐덕거리다 지른 철부지 시절의 한마디, 줄넘긴지 술래잡긴지 하여간 뒤에 우루르 붙어섰다. 나... 나... 나하며...... 나는 대장이었으니까....
Ủltimo, 쿠바 아바나 땡볕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긴 줄뒤에 ‘맨 뒤!’ 새치기라는 것이 없기에 울티모, 점찍고 그늘로 피해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정승구 영화감독이 남긴 글(중앙일보-쿠바에서 본 쿠바의 미래)이 스친다.
「뒤에...」
2015.07.26. 정 동 철
뒤에...?
아무것도 따라붙는 것이 없다. 근자의 일이다. 공(空)?
「뒤엔」 보통 뭐가 있어도 있었던 것들 그것은 하잘 것 있든 없든, 작든 크든, 싫든 좋든... 하여간 있었다.
그게 없는 것 그 정체를 뭐라 불러야할까 굴릴 머리도 가는 짐작도 멎어버린, 아니지 분명 자판을 또닥거리고 있으니 없는 것은 아니나 있음을 느끼지 못한다 여김이 분명하다. 뭐라 해야 하지...
문득 그 고고하던 란(蘭)의 하얀잎이 중복이 지나자 고개를 숙이고 축 처져있다. 바로 그 뒤 망충망에 대신 매미란 놈 하나 정지상태의 그림처럼 배와 날개를 보란듯 있다. 움직임이란 의미가 전연 없이-잠깐 발 하나가 살짝 움직이더니 마냥 그 자리다. 에너지절약형인가 보다.
당연히 샤워를 한 뒤 시원함이 있었어야했다.
간밤의 비로 개울물이 넘친 흔적을 피하며 한바퀴 돈 뒤다. 덥다는 거 늘 써먹고 있던 표현 푹푹찐다는 더위란 것이 거기에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훌훌 벗고 욕실로 갔어야할 관행에서 그냥 소파에 앉아있다. 과정의 탈선? 아내가 드디어,
“샤워 안 해요?!”
물줄기 온도를 조정하고 뒤로 돌아서서 머리로부터 흐르는 물을 마냥 서서 매미처럼 서 꼼짝않고 있다.
-뒤에 따라붙어야 할 감탄사 시원함 어디에 있지, 어디로 갔나 -
그러고 보니 「뒤에」 따라오던 것들이 없어진지 제법 됐다.
먹고 난 뒤에 왔던 트름, 마신 뒤에 따라붙는 시원함, 주차한 뒤에 업무시작의 무거운 신음, 면담뒤에 보람, 다양한 인생 압축파일과 같은 진료가 끝난 뒤에 뿌듯함이 깃털보다 더 큰 가벼움으로 백리길 목캔디로 졸음과 옥신각신 계기판의 연료소모률 따지다 아파트 앞 원하던 자리가 비었을 때 그 만족감이며 들어서자 마자 마시는 냉장고의 물맛의 시원함은 무지컸었다. 뒤미쳐 꽃가루가 적당히 배합된 꿀 한 포크를 입에 넣고 포근하게 휘감는 꿀맛, 무엇보다 연구랍시고 인터넷에서 후벼찾다 공격성과 짝짓기가 편도체 중앙에 있다는 과실파리 매핑사진을 보자 이거다 쾌재를 내지르던 그 환호(편도체뿐이 아니다. 시상하부도 섹스와 공격성은 늘 같이 따라다닌다. 동물의 세계에서 암수 사자의 짝짓기를 볼라치면 으르릉거리며 잡아먹을 듯 싸우곤 한다. 사람도 그 수준에 해당하는 경우가 요즘 자주 보인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전전두엽의 제어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미숙함이 원인, 이는 극치감과 분노가 이웃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수만도 못해서야 되겠냐는 인성교육이 필요한 뇌기능상의 이유다.), 있어야 할 것이 날아갔다. 어디로 간거지...
다시 어디로 갔을까 자백하라 「뒤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그럼에도 거기에 별다른 응답이 없다는 것 참 희안하다. 의식이 없다는 것인가? 의식? 그게 뭔데, 먹고, 짝짓고, 몸위해 살 곳 찾아 요리저리 다양한 변수(온도, 시간, 공간, 타인과의 관계 등)를 따지며 다중 피드백 회로(귀환, 되먹이회로feedback circuit)를 이용 모의실험simulation하여 날 위한 세상의 모형을 만들어가려는 과정? 맞나, 아내가 때에 움직이는 고층빌딩moveing archetecture이 전체적으로 층마다 돌아가는 두바이 68층 다빈치를 들고온다. 거기 얼마나 많은 회귀회로가 있을까? 360도 회전에 90분 그러나 의식은 0단계다. 에어컨이 설정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켜졌다 꺼지는 1개의 회귀회로 즉 0단계로 하나의 의식이라 수량화할 때, 0단계:수천/수만 회기회로의 다빈치 아무리 자동으로 돌아가 봤자 거기 의식은 없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회귀회로중 선택, 최대효과를 구하는 모형실험simulation은 없으니 당연, 분명 그것과 달리 나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한데「뒤에」가 없다. 의식이 있나 아니면,
-도(道)가 텄나?
좀 전의 일이다.
탄천을 한바퀴 돌고 땀 시킬까 정자를 바라보는데 이미 앉은 자 주인이 있다. 아파트 입구까지 감싸는 담배연기 반경 100m정도의 아침 공기속으로 따라붙는다. 별로다. 불쾌감이 코구멍으로 들어온다는 것, 누군지 알아야 할 필요도 없는 무명의 흡연자를 본 뒤에 따라오는 그 냄새는 지워지지가 않는다. 비로서 「뒤에」가 없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뭐랄까 백신개발자가 전문성을 내세워 정보원 파일 전부를 보내라며 호령함으로서 공개되선 안 될 국가적 기밀 일부가 노출되 혹 불이익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걱정이나, 어떤 티비 뉴스 앵커의 주장 마티즈 번호판이 설사 CCTV의 화상도(畵像度)나 빛의 각도 여하에 따라 다르게 굴절됐다는 오해가 진실이라도, 문제는 그런 의혹을 제기하도록 만든 그 국정원 자체가 문제라는 논리 「뒤에」 따라오는 것은 그 앵커가 차별적 고임금과 오염된 이념문제가 있다며 누군가 사실과 다르게 왜곡주장한다면 그렇게 주장하는 자가 문제가 아니라 그 원인을 제공한 앵커가 바로 문제라는 말과 같아져 그렇다면 행여 그 앵커는 억울한 누명을 쓰겠다는 의구심이 따른다. 「뒤에」가 죽지는 않긴 한듯 그러나 하필 왜 이쪽이지.... 없어졌다 아쉬운듯, 가볍던 여운 되찾는 방법 어디에?
「뒤에」가 공(空)이 아닐뿐 아니라 도(道)라는 것은 어불성설, 다만 선별적 지쳤음으로 혼란이 있었을 뿐이라 눈을 뜨자 가다듬는다. 그래야만 되리라... 연구랍시고 해(解)를 찾고 있으니...
발빠르게 열불나도록 오가는 야간 차도의 불길처럼 지구 10억분의 1 자기장에 불과한 뇌속 자기장변화-뇌는 1초당 40회의 진동수를 갖는 전자기파다/ 뇌파는 100만분의 1초마다 우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MRI는 한 프레임을 찍는데 1초가량(TV는 1초당 30프레임) 걸리는데/뇌파를 이용한 MEG magnetoencephalography는 천분의 1초, 를 감지함에 대해 회장직에 해당하는 전전두엽의 업무상 일탈 또는 귀환회로feedback circuit의 최적화 혼란때문이라 치부를 해 볼 따름이지 싶다. 나, 내가 말이다.
어찌나 연구들을 끈질기고 잽싸게 해 데는지 가령 수컷 가시고기가 암컷을 만났을 때 짝짓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영역을 방어해야하기 때문에-둘 중 어느 귀환회로가 최선의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여(데이비드 이글먼) 암컷을 향해 구애행동과 공격을 동시에 시도하게 된다. 이는 판단력이라는 의식이 아니라 어미가 설계한 DNA 명령에 따른 본능적 결과-수컷이 둥지를 만들어 암컷을 유인 짝짓기로 낳은 새끼를 수컷이 키우게 되어있다, 로 결국 암컷에 구애를 하면서 동시에 암컷을 죽이려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의식? 본능이라 했다.
우리의 정치, 언론 사회가 그런 회귀회로 같은 본능적 속성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 그래서 국민들 마음엔 낯선사람보다(10.2%) 국회의원을 더 믿지 못한다(5.2% 신뢰; 대한민국 불평등리포트, 중앙Sunday 437호)라는 통계가 나오는 모양이다. 나도 가시고기수준이 아닐까? 나, 나 말이다.
미래에 대한 다양한 모의훈련simulation을 통해 고차적으로 모두에게 최선이 되기위한 선택을 하기에 「왜 인간인가?」의 저자 마이클 가자니가가 강조하고 있는 것과 「뒤에」 왜 아무것도 아리아리 없어졌단 말인가 해서다.
불과 6시간 전, 간밤 2시30분쯤엔 뇌세포가 엉킬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바람에 구글링을 하고 있었으니까, 다만 「뒤에」,
-이제 좀 쉬지, 끄고 자자,
였다. 그렇게 강조하고 싶다.
이른바 반려동물엔 이미 거울신경세포가 작동, 주인이 즐겁도록 재롱을 부리는데 나에겐 그런 모방같은 것도 고장나 그렇게하고 있지 못하니 말이다.
그래서라곤 할 수 없겠지만 결국 원인은 혼란스런 미궁이다. 뇌의 기능이 백일하에 완벽하게 들어났다고 할수 없기에 그렇다. 인간 특유의 3단계 고차의식, 말하자면 시공 4차원 세계를 휘집고 다니는 귀환회로feedback circuit, 모형을 만들어 출퇴근길 고속도로의 미래를 모의시험해 보는 엄청난 경우의 수를 검토 거기서 최적화 귀환회로가 정착 저장되어있지 못한 가운데 내가 나에게 가장 이롭다는 결론을 내린다는 그 과정이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정확히 알려저있다고 장담할 수가 없어서다. 거기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하니 멍멍해서다-나는 그건 아니다 싶어서. 그렇다고 그나마 갑자기 알려진 지금의 뇌 의학(뇌과학)적 사실들은 철학, 신학은 물론 정신분석이나 심리학에 의한 것이 아니며 전적으로 물리학을 바탕으로 확인된 과학적 결과엔 공감하고 있다. 이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해암 뇌 의학연구소」가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지만 혼자 웃으며 고민한다.
하지만 지구 한바퀴 이상에 해당한 분당-인천길을 오가며 비안개며 눈덮인 고속도로 보일 듯 말 듯 흰줄따라 추월하는 좌우 차들에 뒤집어쓰는 차창의 물벼락으로 앞이 그나마 캄캄해 질때 뇌에 저장된 최적의 회귀회로가 선택되어 브레이크 페달만 밟아주면 되긴 한다.
하여간 그래서다, 「뒤에」가 없으면 없는 대로 알기전까지는 그렇다는 말이다. 아니면 「뒤에」 지금까지 경험해 온 느낌 고상하게 놀이 수준의 감상이나 감동들이 아니라 더 깊고 분명한 미래의 과학적 해(解)를 째려보고 있음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다. 지금은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맨 뒤에.. 하다고 통속적으로 뒤에 보자는 모의실험같은 개념은 아예 내 머릿속엔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저,
울티모! (2015.07.26.)
후기: 사느라면 오가는 나그네 인생 들려야 할 주막에 유함은 누구나 겪는 일상, 다만 유별난 복중 더위에 하필 이 후미진 곳 골목길에 들리는 분들 누구인지 알 수도 알 필요도 없으나 고마움 너무 크다. 마침 핸드폰에 뜬 경고, '8.8. 경기 폭염특보 지속 바령중! 가급적 야회활동 및 농사일 자제, 물놀이 안전주의 등 건강에 유의하세요. [국민안전처]', 에어컨 빵빵 터지는 곳도 아닌 이 주막에 들려 시원한 막걸리 한잔 잠이나 푹 자고 떠나는 길손이 되실지 그게 무겁게 다가선다. 워낙 초라한 글이기에 고마울 따름이다. 2015.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