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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길 하루 덧글 0 | 조회 19,447 | 2016-12-19 11:54:29
관리자  

틈길 하루

 

정말? 멋지다. 그런데 이게 가능한가? 재미있었겠다.

찍혀진 사진, 호텔 메모지에 적힌 글 보자 모두 놀란다.

거기 적혀있는 것,

Uni(que) D&A1

Aug 20, ‘16

그리고 서명, 모두가 육필이다.

큰 딸의 얘기였다.(DNA,=23은 둘째 그리고 셋째)

 

막내 처제 막내의 결혼식 부산에서였다. 참석한 것이다.

아내와 둘째 딸 그리고 아들, 아들 막내는 같은 정신과의사로 같은 병원에서 다른 환자를 보고 있다.

우리가 가야했던 그 결혼식, 중요한 행사는 아들딸과 아내 네 식구가 함께 해운대 어떤 호텔 특별한 시간이 꿈처럼 대기하고 있어서다. 큰딸 참석할 수 없어 아쉬움, 대학교수로 새 학기 한참 바쁨 때문이다. 4월이었으니까.

바닷가 포차에서 부딪는 축잔 딱 벌어진 입들, 거기 대형 바다가재는 감탄사로. 가재, 그게 아니다. 과거로 돌아간 모처럼의 네 식구 빵 터진 맨 마음의 민낯들 탓이다. 이어진 호텔주변 어떤 카페다. 무슨 이름들이 붙어있는 Bomb Shot 말하자면 폭탄주. 포차의 걸쭉한 전주가 폭탄주와 뒤섞이며 무작정 장마당의 큰 소리들 웃음 끊어질 틈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가면무도회가 아니다. 맨 마음 맨눈 마주침 뿐이다. 다음날 호텔 내 야외 사우나, 봄으로 건너가는 바닷가 바람은 찼다. 마사지 부글거리는 욕조는 따스함 지평선 향해 다물지 못하는 입들 들이킨 숨 절로 터진다. 서울의 활성산소를 내뱉는다.

그때는 이랬지. 아니 저랬어. 하하 껄껄 호호 홍콩을 방불케 하는 해운대, 1961년 관광철도호텔에 여장을 푼 나와 아내는 첫날밤의 신혼 지였다. 그로부터 시작된 삼남매의 사연이 바로 그곳 같은 곳에서 55년의 역사가 불꽃처럼 터지며 재생되고 있었다. 돈다발 어미에 맡기고 푹 빠진 해운대의 야상곡, 아들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이건 불가능한데.. 대단하다. 생각해봐, 부모님이 건강하셔야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우리 가족 남편과 아들딸들이 그렇게 합류한다는 것에? 그것 또한 마만한 일도 아니고.. 정말 부럽다. 행복한 무지개 찬란함 그렇게 불러야하나... 증거 쪽지가 거기에 불을 집혔단다. 서막이 아니라 서울로 이어진 틈길 하루. 맏딸이 친구들에게 보여준 사진들 부러워한 것, 그런 대상이 되기 위한 게 아니라 그저 그 주인공들만의 찐한 맛 그것이 아들의 속내였을 것이다.

 

아들의 제의에 따라 삼남매가 뭉쳐 한강을 내려다보는 호텔, 유난한 날씨에 수영을 함께하며 절차기억처럼 해운대로 터지는 웃움 큰 딸이 합세하면서 재현된 것이다. 막내의 작품, 역시나 이태원 요란한 어떤 클럽으로 시작 경단로길 조용한 카페에 이르자 터진 요절복통. 맨 마음 민낯들의 극치였다. 다음날 헤어지기 전 점심에 다시 찍고 나누어진 쪽지, 액자에 걸까? 유전자가 철저하게 공유된 1, 2, 그리고 3호를 각각 보며 적어도 한해 한 번에 공감을 약속하고 떠났다. 큰 딸 친구들이 놀란 연유다.

아들 말했다. 며느리와 전화 밴쿠버에 있는 며느리 가고 싶다 그러나 응답, 넌 와도 여기 참석할 수 없어! 예상외 놀람의 함축어다. 배타성과 공감이 뒤섞여 툭 터진 하루 한 낮 한 밤의 과거와 미래여행이 맞다. 여운이 뜬다.

혼놀족(혼자 놀며 즐기는 사람들) e메일 73, SNS 120번이 겨우 얼굴 한번 맞대는 것과 같다 한다. 수백 명의 SNS 친구들 막상 생일케이크 잘라줄 사람 거의 없다는 사실, 가족이 그래서 좋다고. 아직은 대한민국의 자랑이란다.

우리집 남자들은 SNSe메일 별로다. 아들은 아예 SNS를 차단한지 오래다. 아내는 필요성 자체가 없다, 쏠쏠한 친구들 재미, 두 딸들은 남자들과는 다르다. 특히 첫째는 인터넷 교류 정신없이 진행 중 왜 그럴까?

아들에 의해 벌어진 Uni(que) DNA모임은 우연일까? 자칫 결혼한 부부간의 친정위주나 친가위주 그 배우자와 자녀들에 배타적일 수 있는 위험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다음 약속을 이미 공감, 적어도 나와 아내가 건강하게 살게 될거라는 전제다. 왜지? 의문 자체가 무의미하다. 나의 생각은 이랬다. 삼남매 아름다운 꽃들 되어 삶의 또 다른 샘터 되길, 그렇담 걸쭉한 땅에 풍성한 후예들 자명할 것 그럴 것이라고. 아빠는 항상 이런 식이라니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울림이 나의 앞 골을 친다.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좋아서일뿐이라고, 맞네 맞다. 그래서였다. 바로 아들의 마음 딸들의 마음과 꼭이다.

잠깐,

삼남매 나와 아내의 유전자 50%쯤 공유할 것이다. 나와 삼남매, 아내와 삼남매 공유된 유전정보는 그렇다. 한데 막상 아내와 나는 전연 공유할 유전자가 없다. 남남, 다섯 식구의 수학공식은 이럴 때 대체 어떻게 손가락 꼽아야 되는 걸까? ‘우리의 삼남매그건 나와 아내의 입장에선 같다. ‘우리 삼남매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맞다. 아내와 나 둘 사이는 그 울타리의 이방인이 아닐까, 아내와 나 각자는 아예 외계인? 그럼에도 뭉친 것은 맨몸, 맨 마음으로 먼저 떠나야할 우리에 대해 훔칠 눈물 사전차단 그런 셈법은 가능하지 않을까? 또 아빤... 이래서 탈이라니까, 그렇지 홀로웃음 막는다.

 

맨 마음, 하루 밤 하루 낮 틈길 여행순혈의 모임 틈새 하루는 어찌됐든 이어질 것이다.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서, 아내와 나의 생사와 상관없이... (20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