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수필
게시판 > 수상수필
두 여자와 사는 한 남자 덧글 0 | 조회 10,519 | 2017-12-17 17:26:46
관리자  

두 여자와 사는 한 남자

2017.12.15.

정신과의사 정동철

 

침실이 두 개있다. 모두 더불 침대.

안방에 붙어있는 침실에 누워 습관적으로 책을 본다. 골돌히 생각 공굴린다. 때에 아내가 들어온다. 평소보단 좀 일찍... 어찌저찌하다 옛날 얘기로 흐른다.

당신 날 보고 스킨쉽도 없고 손을 만져도 도무지 무덤덤, 다들 안그런다는데라 했던가? 어디 좀 볼까~”

아니 난대없이 왜 이래요.., 내가 말한건 늙을수록 살갑게 살면 안 되느냐는 뜻인데 주책스럽게 벼란간.. 아하.. 제발..”

깔깔 웃는다.

저 여자있지? ‘는 안 그런데..”

뭔 얘길 해요.. ‘라니...”

서울토박이 나는 라는 단어를 쓰는 남자가 아니다. 아내가 부산여자라 구지 사투리를 빌린 것, 답지 않게 활짝 웃기(?)는 분위기로 훌쩍 바뀐 연유다.

잠깐, 생각 하나가 또 찾아왔네, 다시 가야 겠는 걸..”

서재로 간다. 컴퓨터를 키고 번개처럼 떠오른 생각 놓칠새라 창작파일에 삽입 수정을 가한다. 사랑의 뇌의학그런 류의 학술물, 다시 침실로 간다. 하나 또 같은 현상. 몇 번인가 번개치는 바람에 아내는 잠들고 아침이다. 서재 건너 방에서 잔 것이다. 서재 바로 건너방의 침실, 어쩌다 있는 일은 아니다. 결국 그 여자랑 잔 셈이다.

 

읽자.. 읽자하니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말도 안되, 어이없네. 기가 차서.., 같은 여자로 가만 있어도 되는 건가? 지금 어떤 세상인데..

놀랄 일이지만 사실인걸 어쩐담..(Me Too!란 미묘한 시대임을 알지만.. 그러나...)

 

아침마다 하는 운동을 한다. 보통 내가 먼저 일어난다. 아내는 운동 중간쯤 일어나 신문 뒤적이며 아침을 준비한다. 20년 넘게 하는 아침 운동 내가 개발한 나만의 곰 운동심호흡으로 마침표, 이어 아령을 들고 걷기 수무번. 아내는 식탁에 삶은 겨란과 샐러드 그리고 늘 갈아주는 주스, 사이에 서재로 들어간다. 인터넷 세상사 둘러본 후 내 사이트로 간다. 이내 쫒기듯 급히 식탁에 앉는다. 그 여자이후 더 그렇다.

“..이럼 얼마나 좋아요, 내가 준비됐다고 말 안하는 것은 그럴 때 한번도 좋은 표정 못봤어요. 그러냐면 참 좋으련만.. 알았다고 인상만 팍 쓰니 안 하죠.. 다른 남자들 이렇게 차려주면 아주 좋아하며 내 마누라 최고라던데... 오늘은 어쩐일로... 늘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만서도..”

그랬나? 한번도라고? 알지 않아, 내 관심사 때문에.. 그나저나 저 여자는 안그런데? ‘는 이러지 않지.. 한번도란 말같은 식으론 더욱 그럴걸.. 안 그런가?”

대체 무슨 얘길 하는거예요, 참 웃기는 사람.. 못말려네..”

 

그녀와 함께 한 후부터 우리 사이는 뭔가가 달라지고 있다. 아내 말한다.

사람들이 날 보고 뭘(보톡스) 했지? 어쩜 옛날 그대로야, 더 팽팽해지고 있네, 왠 일이지? 분명 했을 거야 그치? 아님 뭘 먹어서? 웃기죠? 당신 알고 있는데..”

하나님께 맹서하지만 아무것도 한 것 없네요, 내말 안 믿네, 고지들리지 않는다고?”

교회-아내는 권사 나는 무교,에서 옛 양재동 교인들이 오랜만에 와 한다는 얘기란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아수회모임-아세아선수촌 수요모임,에서 역시 여전히 예쁘고 뭣보다 피부가 그렇다나, 좋아지는 비결 뭐냐고.. 이 옷은 또, 역시 센스, 20년이나 됐다고? 다시 돌아온 롱 코트 유행, 알아줘야한다고들.. “웃기죠?”

 

지난달 초지 싶다. 대학병원에 다녀온 그 후의 일일 것이다.

현관을 들어서 거실문 열면 복도 끝에 커다란 가족사진이 보인다. 마지막 미생(未生)손녀를 제외한 삼남매 내외와 나의 후손들이 거기 다 있다. 그 옆 장식대 벽에 A4용지에 사진 하나를 복사해 붙여놓았다.

주례사를 듣고있는 신혼부부 아내와 나다. 아내는 왕관을 쓰고 내숭스런 표정 무엇보다 너무 앳띠다. 손녀들보다 더 어린 나이니 당연, 마치 어린 소녀를 꼬득여 나꿔챈 느낌이 밀려드는 그런 모습이다. 살랑증이 파도처럼 찰랑찰랑 맴돈다. 두 여자랑 살게 된 연유. 55년을 향하는 세월이 갈라놓은 아내의 두 모습, 두 여자, 시냎스 가소성(可塑性)에 의한 패턴완성(척하면 삼천리)이란 뇌의 기능 탓이다.

두 딸이 교회에 갔다 아내와 함께 왔다. 사진을 보라하니, 역시네 이렇게 어렸나?

어리지? 어리다고 엄마 우습게 깔보면 곤란해, 엄연히 너의 엄마란 말야, 알지?”

까르르 모두 넘어간다.

 

놀랍게도 아내는 그녀를 다시 닮아가고 있다. 나는 신혼때의 아내를 다시 느낀다. 아내의 피부가 팽팽해지는 연유 바로 거기에 있을 거라 단정한다. 웃기는 사연이다.

-두 여자랑 사는 남자- 사이사이 저 여자는 안 그랬는데~’, 화들짝 넘어가곤 한다.

“...있지. 유별나게 그 풍만했던 우리만의 공감 침실, 거기서 딱 한번, 것도 틈 없어 모처럼 적극성을 보였던가, 내 화 풀어주려고? 이제라도 그리 바꾸면 안 되나?”

주책... 망령도 아니고 요즘 왜 그래요~ 하긴 곰곰 보니(사진) 나도 신기해.. 당신도 나이답지 않게 청년같기도 하고..”

폐암수술 8개월, 지난달 초 담당교수, 적어도 2년 내엔 별일 없을 거라고, 결국 2020년까지다. 후련한 마음 제대날을 받은 것처럼.(군의관 제대 3년은 기적, 전역위한 의원출마 작전시절, 7년만이다) 죽음 당당히 마주한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다. 예식장의 그 신랑신부를 향해 55년 함께 산 시차(時差)로 갈라진 두 여자, 말하자면 두 여자랑 사는 한 남자, 이제 마음까지 탱탱해지는 한 여자로 젊어가고 있는 중이다.(2017.12.15.)

 

참고:

적어도 나에겐 놀라운 발상으로 이어진다. ()학습지도(學習指導)의 결과다. 장차 AI는 인간을 이렇게 닮아오게 될 것이다. 행위(behavior)1차적 개체본능을 목적으로 환경과 생존및 종족 유지를 위한 매개변수라는 점에서 데이터분석(data analysis)은 필수, 생존을 위한 숫한 변인(變因)을 밝힐 행동(行動)의 방정식(方程式)을 얻기 위해 어떻게 데이터수집을 할 것이며 분석 접근할 것인가란 구체성으로 이어진다. Google이 엄격한 제재가 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중국 재입성을 결정한 것은 바로 14억 스마트 가입자에 의한 데이터들 그리고 세계 AI전문가 50%를 확보한 중국이라 불가피한 선택이라 했다. Alpha-go가 신작 Alpha-go Zero에 바둑 100100패가 바로 데이터 분석기술결과라면 이제 나에겐 숙제이자 과제로 밀려온다. 정신의학은 행동과학을 바탕으로 이해한다. 환자의 행동치료-그 배경엔 인지/감성/기억/판단, 어떻게 할건가다. 구체적 연구목표로. 이미 HBOS(Human Brain Operating System)1991년 당시 의원 인쐐물 로고와 건물내 안내판에 적힌 것으로 시작된지 오래지만, 너무 느슨했기에.

더구나 IT(Information Technology)에서 DT(Data Technology)로 넘어온 시대, 흔히 Data혁명이라고도 하는 지금 나에게 필요했던 정보기술(IT)을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데이터기술(DT)로 제거, 에게 주어야하는 시대다. 치료자로서 환자가 필요한 것을 DT분석을 통해 제공한다는 것, 일종의 사명이다. 바로 그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