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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이렇게 가까이 덧글 0 | 조회 9,735 | 2018-03-06 21:11:21
관리자  

아름다움이렇게 가까이

2018.03.06.;

정신과의사 정동철

 

미처 몰랐다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은..

토끼굴을 지나는데 으악질러대는 소리 놀람에 바로 이어진 것은 봄의 소리끼리끼리 다리를 건너 집으로 가는 중학생들, 여학생중 누군가의 소리였다예의 음악소리가 흡수될 정도 한데 그냥 스칠 수 없는 발랄 명쾌함,

신나네...급이 다르군, '~'소리에도 초등생과 수준차가 있나?”

한바탕 모두가 웃는다.

아름답게 활짝 핀 웃음들아파트를 돌아 나올 때 본 모란, 그 가지에 하얀 눈이 보송보송 이른 봄 처녀들의 솜털인 듯 여기 소나무 공원마당은 그러나 또 다르다(?)활짝, 그것도 아주 신나게다.

동네 초등학교 사이길 어린 사내 녀석과 여학생초등학생 저학년이다스스럼없다. 둘이는 보탬도 꾸밈도 없다자연스러울 뿐이다이럴 수도예쁘다씩씩하다옛 나의 어린 시절 눈으로 보면 분명 얼레껄레 놀림 당했을 남자와 여자앞뒤로 무리들이 섞인다여자들 속에 남자 하나남자들 틈에 여자 하나 산수처럼 맞추어 졌다는 뜻이 아니라 무리가 그렇게 편해 보였다단 둘이 가는 남녀 학생어색한 모습 전연 없다회방을 놓고나 휙휙 끼어들거나 떠들썩하지도 않다. 있는 대로의 자신들에 담담함어쩜 그렇게 자신에 자신감을 지니고 있을까그 누구도 의식하지 않는다필요하면 주고받는 얘기들너무너무 있는 그대로다. 자연스럽다곱게 단장된, 세상에 저들의 훗날 #Mee Too상상하는 자체가 불손하다우리의 아이들넉넉하고 자신감 강조할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놀라울 정도다놀랍다. 경제적 풍족함이 아니라 마음들이 그렇다. 토끼굴과 다른 풍경이다.

 

좀전 개울가 산책로를 올라오고 있었다. 거기서 보게된 애기엄마들들이라고 해서 많은 수가 아니다. 단 두 여성이다앞 배에 둘은 마치 벼개를 안고 좀전에 봤던 어린이들이 놀이하듯 서로 뭔가 기분 좋은 얘기들을 신나게 나눈다젊다직장녀들이 틀림없다아름답다진지한 걸음 애기를 앞가슴 배에 안고 가는 모습들차분하고 생생하다애기를 안고 의연하니 자연스럽게 걸으며 나누는 얘기들무슨 내용인지 관심으 그것이 아니다. 젊은 아이 엄마들아름다운 정도가 아니라 위대해 보였다는 것, 아주.. 무엇이?

모르겠다내용은 나도 형용사가 부족하다그러나 분명한 느낌이다

두 딸과 며누리 모두가 대단하다는 생각 그런 느낌속에 살아왔지만 이들에게 감지되는 위대함대체 왜였을까그러나 분명 위대해 보였다.

 

공원 솔밭에서 봄의 새싹같은 어린이들은 쑥쑥 잘아나는 봄의 향기를 그대로 내뿜고 있다집을 향해 입에 담은 미소 가득 물고 그 모란 봉우리 다시 돌아서자 앞에 어슬렁 여인이 간다아내였다신호를 보내도 반응이 없다.

드디어 알아차렸다

지금 들어와요멋지네요아무성스럽지 않은데 숨차죠말 안 시킬게요.”

근대 말야, 아이들도 그렇지만 애기들을 똑 같이 배위에 올려놓고 걸어가는 젊은 여인 두 사람아름다운 정도가 아니라 위대해 보이더라고. 세상에..”

딱 맞는 말이예요어쩜 당신도 그렇게 느낄수가 있지그래요맞아요. 나도 그렇게 여겼는데..”

 

유치원도 갈 나이가 아닌 어린꼬마엄마랑 잔디밭에서 공을 걷어차 굴린다. 어설푸게 내게로발로 차주니 멀뚱~말똥 뒤늦게 씩 웃는다바로 저 앞에선 더 어린 어린이용 세발자전거를 보란 듯 자랑하긴 어린이 자전거도 택시처럼 여닫는 문같이 뭉퉁한 파이프가 걸려있었기에 신기했다. 처음 봤다연신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뭐가 기이한가아니 이상한가계속 오르락 내리락.. 나의 관심은 알아차린 듯.. 것 바요!

봄이다.

봄도 봅이지만 위대한 여인들, 한결같이 자연스런 어린 모습들속에 방북특사같은 얘기들은 어디론지 묻힌다마냥 아름다운 시간위대한 시간들이다아내의 말처럼 똑 같이.. 깔깔 껄껄 한바탕 웃는다. 아름다움 이렇게 가까이 있음 그동안 눈먼 주제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실은 것만 들으려 했었구나... .. (2018.03.06.)




깨다름

- 왜지? 눈물 어린다 -

2018.01.02.

정신과의사 정동철

 

쓸 것이 없다.

유령도시 영화속의 주인공?

다리들만 사람들의 형체 알 수 없다.

큰 깨다름,

다르면 다른대로

그러나 눈물 맺히고 또 매달린다.

다르면 다른대로 늙어 나약토록 재촉한 사람

바로 나이기에..

개달음 속에 슬픈 나약함 늙어감 함께 있기에..

모르다니

몰랐다니

그걸 모르고 살았다니,

내가 남편이 내가..

 

나갈때부터 힘든 명치

왜 먼 길을 택했을까? 고행?

숨 콱콱 막힌다.

새 소린지 기계 소린지 사이사이 딸아붙고

아내,

아내의 깨달음이 나의 눈물샘으로 이어지는 까닭은 뭘까?

 

힘든 것,

벅찬 것,

숨막히는 것,

보다 더 했을 아내의 마음 아닌 마음

왜 알아채지 못했을까?

아들이

아들이 소중해서?

비굴하게

아들에 기대어야?

아닌데,

피 눈물 어미눈에 흘리면 나의 영혼

그의 저주

저주가 있을 것이리라 비로서 그 유령도시의 영화속 길을 걸으며 뱉어진 단어들

한없이 아주 멀리 걷고 싶었다.

싶지않아고 가야할 길, 가기 전에 가고 싶은 마음 아내의 눈에

눈물만은 맺히지 않게 하리라

그러리라 숨 차고 또 차지만 그러리라.. (2018.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