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수필
게시판 > 수상수필
웃다 미쳤나 미쳐서 웃나? 덧글 0 | 조회 3,935 | 2018-09-02 20:29:10
관리자  

웃다 미쳤나 미쳐서 웃나?

2018.07.24.

정신과의사 정동철

 

 

간밤에 오락가락 더위에 지쳐 아침에 하던 탄천걷기와 뛰기를 포기했다. 대신 아령을 들고 집안에서 돌아 거울에 비친 얼굴 웃는 모습, 별나다. 입몸하며 뭔가 불균형이라 여겼던 웃는 표정 그게 아니다. 더 웃었다. 좋았다. 이럴수가? 딱히 웃음의 사리(事理)불이(不二) 그럴 이유가 없는데.. 없는데 얼굴이 할짝 웃는다는 것 둘이 아니니 나 자신이 나를 모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실이다. 나는 나를 모른다. 성한지 미쳤는지 지금은 그냥 웃는 것이 참일뿐이다. 중복, 더위가 원인인가? 한마디로 크게 웃는 것이 아니라 활짝 웃는다.

 

일희일비(一喜一悲, 日喜日悲)를 통해 이제 시희(是喜)시비(是非), 사실 희, 기쁨보단 비, 슬픔이 더 많은 한세상, 무작정 웃기로 한다. 것도 미지근한 미소가 아니라 크게 소리없이 웃는 정동철(鄭東哲), 거울의 답은 그렇다, 좋다다. 정말 좋아보인다. 웃기로 정한다. 미지근한 웃음이 아니라 확근한 웃음말이다.

노망이 들었나? 좋다. 꿰나 지껄이더니 돌아버렸군? 어떠랴 좋다. 똥 오즘 가리지 못하고 웃기만 한다? 한참 갔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좋다. 작정한 그 큰 웃음, 잇몸이 흉하게 나온들 또한 어떠랴. 웃으며 살리라. 남은 인생 얼마인지 모르지만. 속내가 어깃장 묘한 증상으로 일그려지려한다. 아내가 타원 소화제를 먹고 또 웃는다. 가라앉겠지, 의사가 맞나? 웃자.

좋아서? 어이가 없어서? 온통 거짓말투성이라서? 뜻대로된 환희도 쫄딱 망한 허허실실(虛虛實實)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가 웃긴다. 아니 그냥 웃는다.

구지 이유라면 기억이란 것이 언제나 삽화적(揷話的) 현실자체에서 외현기억(外現記憶)으로 저장될 때 맥락은 처음과 달라 어느것 하나 보고 듣고 오관을 통해 입력된 것은 말짱 달라진 것이라 결론은 외곡, 심하면 거짓으로 포장되다 보니 웃는 것이 음양으로 몸보신에 좋을 거란 뜻이 있긴하다. 골치아픈 기억의 뇌()의 역활은 집어치고 웃는다. 진실공방 거짓이라든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힘센 사람들중 누가 맞든 그저 웃는거다.

근대 웃다보니 입이 적다는 물리적 현실앞에 그만 왼쪽 입모서리가 살짝 찢어셔 틀리를 끼고 빼는데 거치장스럽다. 웃는다는 증거? 증거가 필요한가, 그냥 웃는데..

 

젊은이여 웃어라, 늙은이여 역시 웃어라! 어린이여 어릴수록 타고난 웃음, 사실 죽인다 한들 웃는 것이 갓난아기다. ()? 재미있다. 죽을까 무서워 우는 것이 아니라 낯설어 울뿐 태어나면서 웃음은 이미 물려받은 것이다.

역시 걸리는 것은 낯선 사람, 낯선 일들, 낯선 세상 그래서 찜찜 웃을가 말가, 그러나 웃기로 한다. 웃어야지. 아주 얼굴에 소소(笑笑) 가면이라도 쓰고 웃으리라, 그것도 크게 소리내어 웃는 것이 아니라 웃는 얼굴 그것은 결코 잊지 않으리라,

오늘이 중복(中伏) 무지 덥다. 앞서 더웠던 온도보다 더 높은 것은 아닌데 중복이란 말에 압도외었나, 덥다. 오랜만에 아내가 아침부터 틀자고 한다. 무척이나 싫어하는 에어컨 덥다는 얘기다.

단신도 웃기네?”

몰라요? 난 벌써부터 웃기로 했어요. 당신의 웃는 모습 행복해요, 늦깎기라더니 요즘 행복해요. ‘우리 이니가 아니라 우리 영감웃으니 더 바랄것이 없어요.”

 

중복더위는 그래서 닭한마리 부엌에서 아내의 손맛에 버무려 하루를 넘긴다. 부엌으로 통하는 문, 난 열고 아내는 닫고.. 내가 여는 것은 당연히 더위도 그렇지만 그놈의 미세먼지 오늘 따라 대단해서다. 아내가 닫는 것은 부엌의 더위정도면 괜찮다고, 세상이 얼마나 웃기는지 역시 똥 오즘 가리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그러나 화가 아니라 파안대소(破顔大笑) 그놈의 소() 웃음의 포로가 되었다.

아령을 들고 빙글빙글 거울에 반사되는 웃는 얼굴 정말 미쳐 몰랐다. 이렇게 멋진 것을. 그냥 바보처럼 웃는 것 말이다. 바보! 높은 사람이 죽인다 총()을 들이대는데 방긋거리던 아장아장 어린이 씰룩씰룩 운다. 총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낯설어서, 재미있는 총 처음보는 총의 호기심이 다라나는 바람에 울음 터트리는 바보 바로 그런 바보말이다. 바보처럼 웃는다는 노래도 있지?

대체 뭔얘기를 하겠다고 어리버리 말도 안되는 이상한 소릴 하는지, 정말 웃기네. 거울에서 또 웃네요. 그래, 웃자니까요! (201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