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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건만 멀리서 덧글 0 | 조회 2,779 | 2019-02-19 18:51:48
관리자  

가깝건만 멀리서

- 내 인생 누가 책임질 건가? 잘 되고 못 되는 것 나 하기 나름 -

2019.02.19.

정신과의사 정동철

 

 

해매던 마음에 문자들이 들러붙는다. 대보름 전야 달은 구름에 가리고 뒷면은 깃대를 꼽은 나라가 임자, 중국이 독차지했으니 알지도 보일리도 없으리라..

것도 운동 비웃지만 집안 돌고 돌며 땀처럼 눈에 들이치는 한문들, 문득 마음의 진동. 풀고 말 것도 없다. 함께 늘 살아왔다. 알고보니 딱 하나. 멀리서 달뒷면 찾다 긴가민가 다가선 듯 멀어지는 그 정체, 나의 政體性이 스며든다.

집에 걸렸거나 병풍의 글, ,양각 판서들, 한번씩 굴려 어렴풋한 뜻, 아하! 놀란다. 멀리서 들락날락 자신의 고고한 정체성 나는 뭐냐고? 마치 절세 철인양 하지만 가까운듯 다르게 있었다. 아주 가까이 아주 쉽게..

 

돌고 돌며 발거름따라 알아차린 달, 가르키는 손가락이 아니라 달처럼 집에 걸려있는 글귀들이 확 터진다. 은 산 물은 물이듯 달은 달 해는 해, 정체성은 無所有聖人도 아니었다. 그냥 나였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나 말이다. 차려입을 것도 없다. 도 아닌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 그것말이다. 바로 욕망 욕심이다. 욕망과 욕정이 나의 정체 나인데 어쩌자고 멀리서? 천박하다고?

平常心? 5를 생각하다 영 떠오르지 않아 땀 닦으며 15번째 돌아도 모르면 서재로 가자, 앉았다 섰다 초보적 운동 10번을 하고도 알 수 없어 결국 看話禪을 뽑았다. 無是非를 놓지고 있었다. 요즘 시시비비 극한 드라마같은 현실, 한데 과연 난 무엇으로 사는지 답이 거기에 있었다. 욕심이란 것, 그로 시작된 결과 능력, 말하자면 氣力이란 것을 알아챘다. 출발점은 욕망이란 것이다.

無所有, 慾望이나 慾情이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존재의 의미다. 없앤다? 굶어죽을 터인데? 욕망이 인간의 본질이다. 출발점이다.

문제는 그 욕망의 방향이 어디든 남을 해치지 않고 자력으로 통과의례를 넘겨 이룬다면 그것이 바로 나, 本質이다. 天下一等人忠孝 世上兩件事經讀, 옛 대문 문고리에 걸린 커다란 門牌에 음각된 글, 누가 왜 썼는지는 별개다. 어차피 表意문자 한문의 깊은 속내 알기어렵다. 나라 만이 아니라 이웃에 지극한 정성으로, 어차피 세상 서로 다른 正反의 사건들은 땀흘려 노동과 책으로 터득할 일이다. 바로 心身의 능력, 실력이다. 세상살이 여든 넷 비로서 이르다니?

 

수술을 받고 엄청 아팠었다. 숨 넘어가는 고통, 분명한 것은 그 누구도 그 아픔 대신할 사람 없다, 진통제로 순간모면 결코 대신할수 없다는 사실은 참이다. 위로? 있으면 좋다. 그뿐이다. 그 어떤것도 나의 아픔과 고통 대신할수 없음은 달라지지 않는다. 벗어나려는 의지 겪고 난 뒤의 나, 그게 나의 정체다.

보진 않았다. ‘SKY 캐슬로 시끌 어수선하다. 세상 살이 상위 1%가 서울대 의대학생이라고? 골자는 의대생이 아니다. 서울대도 아니다. 오만가지 정보를 돈으로 사전에 알았다는 결과라고? 90%이상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 흥분한 결과다. 맞는 말일까? 내가 거기 들어갈 때 모두 돈은 없었다. 고등학교에서도 분수를 알라며 입학원서에 동의하지 않았다. 사실 공대가 꿈이었던 나 어른들의 말인즉 딱 굶어죽기 좋은 공대? 의과대학을 가라고 그게 전부였다.

본과 1학년? 보슬비 내리는 4월 어느날 미생물교수는 시간맞추어 교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척 소리가 작아 듣기도 힘든 교수님 말씀 어이가 없었다.

분명 여기 우르르 지금 들어오는 녀석들중에 과외로 돈벌며 좋아라 다니는 녀석들 있을 것, 일러주마.. 당장 오늘 바로 퇴학을 신청하거라..!”

유분수 세상에 돈없이 살 수 있는 사람있나? 웅성웅성 때에 이어진 충고,

돈 맛을 알았으니 의사가 되면 돈만 밝힐 것, 의사의 본분 잃을 것 뻔하다.”

친구들 중에 기억하는 녀석들 별로 없다. 그 괴짜교수가 그랬다고? 사실이다.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사람 그것이 나의 정체성은 아니였을까?

갖은 자를 증오하고 그래서 그 프로시청률은 뛰었다. 역시 없는 자의 편에서 방송이 장단을 맞췄다. 그들도 가난했다면서? 모두 한가지 놓진 점이 있다.

하바드대학을 입학시켜준 학원코디는 12억원을 받는다고 한다. 미국의 상위 10% 아니 지금은 1%가 판을 치고 있다. 아마존, 구굴, 페이스북... 그러나 그들의 돈을 뺏어 현금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주어준다는 소린 듣지 못했다. 의과대학을 입학시켜준 코디네이터 거기에 투자한 학생 부모의 극성과 어마어마한 돈, 그것으로 입학된 것이 사실일까? 그렇다면 그건 부정이다.

아니다. 그 숫한 정보를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알게 된 것은 사실이다. 막상 시험을 통과한 당사자는 바로 학생이다. 그의 능력 뇌 말이다. 그것을 대신할 자가 있나? 그의 능력이 정체다. 아무도 아푼 사람을 대신할수 없듯 시험을 통과할수 있는 머리, 노력이 없고선 될일이 아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餘件이 본질은 아니다. 조건이 조성됐다해도 스스로 자력 해결능력이 없었다면 의미가 없다. 전쟁후 주먹밥으로 연명하던 대한민국 오늘의 3만불 그것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됐다지만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된걸까? 대한민국의 정체, 그 내면에 숨은 본질은 탓하지 않는 인내와 노력이다. 우리의 정체성이다.

 

진찰실에 걸려있는 추사의 양각 목판에 적힌 글,

- 心無機事 案有好書 飽食安民 身淸體健 此是 上界眞人-書農(秋史)

고요한 마음 책상위 좋은 책에 배불리 푹자고 심신건강하니 그게 진짜 사람.

 

의학, 정말 싫어했다. 학생시절 공부를 했을리 없다. 낙제 근근 면학고-대학에선 어떤 간섭도 하지 않았다, 감사! 국시를 포함 떨어진 적은 없다, 올라갔다. 공부를 하든말든 자신의 일, 의사국가시험 모두 붙지 못하는 서울대. 타 의대에선 낙제가 심하다. 미리 솎아내기 때문, 100%합격률을 위한 간섭이다. 의대 3학년부터 임상 각과를 돌며 실습 훈련, 여전히 마땅치 않다. 精神科 차례가 왔다. 당시는 전기충격요법에 인슐린 쇼크치료를 하던 때, 구룹을 대표, 실습중 어떤 환자와 상담을 하게 됐다. 그때다. 청진기 없이 살려던 인생과 바로 조우했다. 정신과의사가 된 계기다. 無位眞人? 바로 그거다. 患部가 아니라 아픈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는 정체성, 위아래가 없는 사람. 바로 잠재적 나의 욕망에 불이 붙었다.

 

생명체는 살아야할 욕망을 근원적으로 갖고 태어난다. 無所有? 욕심을 버려라?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 언제가 들은 얘기, 미국의 물리학자 왜 고생하며 일생을 바치냐고? 명예와 돈이란다. 명예가 우선하면 돈은 말하지 않아도 따르는 법, 그들의 솔직한 정체성, 욕망이다.

 

꼭 돈이 아니다. 명예도 아니다. 권력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 모두가 아닌것도 아니다. 어떤 욕심이든 그건 필수다. 다만 이웃과 죽고사는 싸움만은, 그리고 공정하지 못한 권모술수가 아닌 길로 간다면 그야말로 無位眞人이다. 아직은 늙었기로 확신은 이르다. 다행한 것은 정치인이 되겠다는 욕심 그것이 없었다는 건 천만다행이였다. 때문에 웃으며 떠날수있을 것이다. 시시비비 無造作 無是非 無取捨 無斷想 無凡聖 조작시비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며 욕심 한결같지 못한 처지에 잘랐다 사람 무시하지 않을 수 있는 나, 욕심에서 시작된 것이 절차상 이렇게 평상심으로 진행되어 가기만 한다면 뭘 더 바라겠나?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라던가, 의심 걱정 두려움, 무지하고 인자함은 물론 용기가 없는 사람에만 있는 것이란다. 앞의 글귀들을 포함 이모든 것들 선물로 받아 아끼던 것들, 어찌 이쁜이랴만 너무 감사, 딱하나 내가 스스로 산 書藝 달항아리 하나, 獨立宣言書 전문이 적혀있다. 건너방 들어가는 문 옆 문패 耕讀이 걸려있고 그 안 침실 머리맡 옆 제주 함지박 유리위에 의젓하게 자리잡고 있는 달항아리, 대보름 둥근 달 못 봤지만 엄연히 존재하듯 늘 나의 정체성은 독립선언처럼 나와함께 있을 것이다. 비로서 가까히 나는 정신을 微小세계속의 영혼과 물질, 서로 따로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라는 相補性을 넘어 物質界 미소세계의 力學을 넘보는 뇌의 길목을 향해 두드리며 다가가고 있다. 멀리 돌았지만 직,간접적 연구결과로 위 아래없는 환자를 치료해야할 본분과 책임 그것을 다하기위한 욕심이 나의 정체를 관통하고 있는 중이다. (2019.02.19.)`

 

참고: 한문출처를 달지 않은 것은 이미 보통명사가 됐거나 그것이 나의 글이 아니란 점을 글속에 확실히 밝혀두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