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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의 화음과 공명 덧글 0 | 조회 15,611 | 2009-04-17 00:00:00
정동철  


- 五感의 和音과 共鳴 -
08-9-4 정동철신경정신과의원 정 동철

나는 원래 고도의 잠복斜視를 가지고 있었다.
지 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주고 살아온 것은 물론이다.
몸 중의 눈이 구백량이라고 눈으로 사물과 사람을 보아온 것 또한 당연하다. 언필칭 感情移入내하고 五感뿐 아니라 六根을 빌어다 총체적 관찰력을 자랑해왔지만 사실 그건 허구였다.
노안이 되다보니 새벽 산책길의 초생 달이 두개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젊었을 때는 안구조절근육이 활발해서 모르고 있었지만 그런 눈으로 힘을 주고 아는 척 했으니 가관이다.
1929년 노벨상을 받은 G.Davisson과 L.H.Germer는 원자배음을 발견하고 원자핵이 공명할 때 내는 특정한 양의 에너지나 주파수를 통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일부 원자의 소리를 시각적 영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 결과가 MRI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대체 잠복사시를 통해 눈에 힘을 주고 <생각하는 사람>을 보았노라고 우쭐대고 있었으니 생각이라는 <원자의 共鳴>을 제대로 본 치료자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지 우습다.
여러 해 된 얘기지만 그래서 <급매물 정동철>이라는 괴이한 착각을 했었다. 매달리는 환자들과 연을 끊자니 출가하는 심정을 알만했다. 실패한 것이다. 하면서 자신의 주가가 얼마나 큰 것인지 도도한 적도 있었다.
결국 오관의 어느 하나에 의존하면서 마치 오감의 和音으로 정신을 말하고 그 공명으로 靈魂을 얘기하는 듯 따내는 대등하답시고 똑같은 의자에 마주앉아 듣기에 열중했다. 하지만 대체 뭘 도와주었는지 모르는 일이다. 그야 눈이든 귀든 화음의 부조화라 해서 정신이 아닌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그게 문제가 되어 정신과의사를 찾은 것이 분명한데 내가 제대로 된 오감의 화음으로 감정이입이 이루어지거나 그 공명으로 영혼과 교감했다면 모르거니와 아니라면 위선치고는 정도가 지나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새벽의 초생 달이 두개로 보이는 斜視에 고착된 思考는 결코 없어질 것 같지 않다. 그것은 나의 한계다. 이제 만성정신병동에 앉아 그들과 더불어 온전하게 오감의 화음이나 공명을 찾아 정신과 영혼을 정리해 보려한다.
곧 가동될 <거대 强입자 가속기(Large Hardron Collider)>로 가설 입자 Higgs는 발견된다 해도 혹시 블랙홀에 神이 빨려 들어가면 원자의 공명에도 불구하고 靈魂을 찾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을 감지하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