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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나무와 강」 덧글 0 | 조회 428 | 2021-06-01 00:00:00
관리자  

고향, 나무와 강

2021.06.01.

정신과의사 정동철

 

 

소년과 소녀 두 어린이가 살고 있었다. 소년은 늦게까지 숲에서 나무를 한다. 소녀는 강가에서 가족을 위해 고기를 잡는다. 둘이는 정오가 되면 강가에서 눈빛으로 우정을 나눈다. 서로 보고 듣는 이야길 주고받는 것이다. 어느 날 소년이 말한다. 어딘지 모르지만 멀리 간다. 얼핏 정직해 보이는 삼촌도 나무꾼이라 그렇다. 내일은 오지 못한다. 소녀는 소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그 다다음 어느 날 그들은 다시 그 자리에서 반갑게 만난다. 소년이 말했다.

난 어제 물살을 거스르며 산 위로 가는 네 모습을 봤어. 넌 금빛 비늘을 가졌더구나. 물속에 사는 고기들이 모두 네 뒤를 따르고 있었어.“

그래? 내가 물살을 가르며 거슬러 오를 때, 그때 난 너의 모습을 보았지. 넌 떡갈나무였고 가지들은 높고 눈부셨어. 숲속의 나무들이 모두 네 옆에 둘러서서 바람에 스쳐 나는 그 잎사귀들의 소리를 듣는 것처럼 말이야.“

소녀가 대답했다. 소년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떻게 우린 같은 꿈속에서 그렇게 만날 수 있었을까?“

 

어느 날 그들 앞에 평소와 다른 우악스럽고 험한 모습으로 삼촌이 나타났다.

빌어먹을 놈! 이걸 나무꾼 일이라고 하고 있었단 말이냐?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야!“ 몽둥이를 들었다 놨다 거칠게 욱박질렀다.

아저씨? 난 나무가 불쌍해 그렇게 낫질을 마구 할 수가 없었어요.“

지켜보고 있던 소녀가 말했다.

그래요, 저도 물고기들이 불쌍해서 잡았다 다시 놔주곤 해요.“

넌 뭐야, 나는 잘 알지. 마녀! 너 때문에 내 조카가 이렇게 됐다는 걸 말이야. 난 널 잡아서 비늘을 벗겨 튀김을 해 먹을 거야!“

 

그 후 어느 봄날 아침 삼촌은 아무 말도 없이 어깨에 커다란 자루를 둘러메고 나섰다. 소년은 이상해 뒤를 따랐다. 삼촌은 강가에 이르러 자루 속의 그물을 강에 던졌다. 소녀가 잡혀 강둑에서 펄떡일 걸 생각하니 덜컥 급해졌다. 소녀는 물의 공주였다. 아저씨에 달려들었다. 마구 대들었다. 때에 나무들이 소년 주변으로 몰려와 보호하려 했으나 오히려 아저씨의 도끼날에 난도질을 당하고 쓰러졌다. 풀들 역시 짓밟히고 있었다. 때에 풀려난 물의 여왕이 이 광경을 봤다. 다 쓰러져가는 가운데 유독 금빛 가지를 가진 떡갈나무 하나만 우뚝 서 있었다. 바로 숲의 왕자소년이었다. ‘물의 여왕은 물살을 급히 거슬러 올라가 온갖 개울물과 샘물, 그리고 강물 들을 불러냈다. 그러자 물 들은 그녀 주위에 몰려왔다. 바로 그 험한 아저씨를 물에 끌어들여 바다로 흘려버렸다.

 

물의 여왕숲의 왕자는 다시 전처럼 매일 강가에 앉아 깊은 우정을 맺어갔다. 이제 그들의 행복을 방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앙리 구고지음,김인심옮김: 나무와 강-사랑과 지혜의 나무 I, 사계절출판사,서울,1993, 정동철-요약 각색)

 

우리의 10대 남녀 어린이들의 삶으로 곧바로 마음이 옮겨간다. 지금 얼마나 그들은 즐겁고 행복한가? 1020녀 후의 그들의 삶은 계속 행복할까? 그 이중적 고약하고 무지한 아저씬 죽었으나, 그와 닮은 거짓과 참, 속과 겉이 다른 어른들이 우리 주변엔 너무 많아서다. 엄청난 빚까지 떠넘겨줄 어른들, 어린이들이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뿐인가 나라의 미래 명운(命運)이 달린 역사관(歷史觀)과 교육은 온전한 걸까? 당장 숲은 탈원전(脫原電)에 따른 태양광(太陽光)으로 사방에서 망가지고 있다. 꼭 그 삼촌 같은 어른들이 너무 많은 탓이다. ‘숲의 왕자의 소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이며 물의 여왕소녀들 또한 4대강 곳곳의 보()가 개방 또는 부분 폐쇄될 형편이라 힘든 농민을 어찌 보며 이겨낼 건가? 무엇이 참인지 그리고 가려야 할 거짓이 무엇인지 뻔히 알면서 속이고 있으니 끔찍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교육에 그런 책임도 있다. 지극히 예외적 일부이긴 하나 스승들의 속과 겉이 다른 경우가 그렇다. 어린이들을 노리개로 여기며 착한 척 진실은 무엇일까? 이념? 인성? 법과 현실 역시 의아스럽다. 이들의 훗날은 그 많은 빚과 함께 무거운 짐을 물려받은 셈이다. ’숲의 왕자와 직결되는 벌목(伐木), 법조계에선 검찰이 여권 고위 인사들이 연루된 월성 원전(原電) 경제성 조작 사건은 뭉개고, 이 사건을 처음 조사해 검찰에 넘긴 감사원장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1/05/28/EGPS73ZLGNH33LVAVLBSBEV73Y) 밝혀지겠지만 그 우악스럽고 잔인한 삼촌 같은, 거기다 우직(愚直)하기까지 한 어른들이 널려 나무를 무질서하게 잘라내고 있는 탓이다. 어린 소녀에게 퍼붓던 삼촌 같은 그 무서운 거짓들, 그것도 참이라며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이간(離間), 청소년들까지 영문도 모른 채 거기 동조하기에 이르기도 한다. 진보 그것은 자유주의자(Liberal)와 같은 의미일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 그리고 토론(문재인은 노무현을 배반했다. 중앙-https://news.joins.com/article/24069404)이건만 욱죄는 삼촌 같은 어른들 앞에 거기 10대들의 앞날은 과연 어떨까? 진실이 거짓에 짓눌린 어른들 속에서 정말 설 자리가 마땅할까? 당장은 다양한 메타버스(MetaVerse)의 어떤 앱으로 생성된 자기만의 신개념 3D 아바타로 즐기며 살아갈 길은 있을 것이다. 과연 지속성이 보장될지 그것이 의문이다. 해서 거론된 어른들의 인성(人性), 그 성숙도가 어떤지 심각한 문제로 거론 부상되기에 이른다.

우린 너나 할 것 없이 특별난 위기를 만나면 대개 심리적 안정성을 잃는다. 우리의 조상들은 한()의 문화 속에서 살았다. 갈 수 없는 고향을 향한 한()이 맺혀 화병(火病 Hwabyeong-DSM IV; https://ko.wikipedia.org/wiki/화병을 앓기도 한다. 성숙함을 확보해야 할 숙제가 더 불어난 셈이다. 임종심리(臨終心理)를 극복함과 거의 같은 맥락이다. 1) 목전(目前)의 사실을 부정(否定)하거나, 2) 성질을 벌컥 낸다. 누군가를 의심하고 위협한다. 아니면 3) 타협(妥協)하려 할 것이다. 이도저도 안 되면 4) 정서상(情緖上)의 불안이 지나쳐 우울증으로 극단을 선택하기도 한다. 결국, 자신의 이()·불리(不利)를 떠나 실상(實狀)5) 인정함으로써 자숙하며 냉엄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성숙함에 이른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린 진솔하게 배우고 힘들게 일한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의견으로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선 최소한의 과학적 이해, 다양한 경험, 특히 고통의 세월을 겪어야 함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공통적이다. 비로소 이를 수 있는 성숙함이다. 피하고 볼 일이라고? 그래서 될 일이라면 오죽이나 좋을까.

한편 어른들의 고향이 왕왕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고향의 특성 탓이란 거다.(법은 本籍을 금지) 물과 나무가 고향이지만 거기서 벗어나면, 또는 남쪽이 고향인 경우보단 갈 수 없는 북쪽인 경우, 고향 우선으로 삶의 기준이 굳혀질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있으나 일부이긴 하다. 남한 내 고향도 그 경향은 같다. 정신과 의사들이 유별나게 가족과 성장배경을 분석하려는 배경이다. 잊지 못하다 보면 현실을 왜곡(歪曲)·오해·외면할 수 있다. 낭패다. ’P4G 개막 영상에서-평양이 왜 거기서 나와, 계획된 것은 아니고 실수라지만(21.05.31.중앙/조선/동아) 당사자만의 일로 그치지 않아 오해가 증폭되기 싶상이다. 나는 고향이 ()(서울의 4대문안/어릴적 표현)이다. 고향이 없는 셈 그래서 중립적이고 의연하다? 천만에, 나름의 문제가 도사린다. 체면을 무엇보다 우선시, 내심 자만심 속의 깍쟁이! 서울깍쟁이가 되어가는 것이다. 아니 됐다.


참고: 나학천과 윤행임의 팔도인물론(http://m.srbsm.co.kr/view.php?idx=24707)(=세계적 국적 따라 다른 성격 차와 같은 이치)

규장각 학자인 유행임(1762~1801)은 지리인성론(地理人性論)과 함께 조선 팔도강산의 특성을 밝혔다. 함경도-泥中鬪狗;개들이 싸우는 격 강인한 의지와 인내/愚直知夾;우직하지만 지혜를 가졌다, 평안도-猛虎出林;사나운 호랑이 숲에서 나와 용맹/堅剛勇銳;의지가 강하고 용감 날쌔다. 전라도-風前細柳;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버드나무, 시대에 민감/詐巧輕藝;속임이 많고 교활하고 가벼우나 예술성이 많다. 경상도-泰山喬嶽;크고 높고 험한 산() , 웅장하고 험악한 기개/愚順質信;어리석고 순박하고 질박하지만 참된 기질이 있다. 경기도-鏡中美人;거울 앞의 미인격으로 이기적이고 명예를 존중./先勇後柔.

 

여기에 과학적 이해를 진솔하게 염두 할 필요가 있다. 나무와 강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 ’물의 여왕의 금빛 나는 그 색, 자연엔 그런 소리와 빛은 없다는 것이다. 고향에서(어려서) 자라며 익혀진 장기(長期)기억이 뇌에 저장, 그것이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것일 뿐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도 않는다는 사실, 오로지 보이지 않는 전기적(電氣的)·자기적(磁氣的) 파동(波動)의 흐름뿐이란 것이다. 공기란 매질(媒質)을 타고 흐르는 파동, 초당 20~2만 회의 진동이 있어야 기억된 두뇌가 활성화, 소리를 듣게 된다. 15회와 30회는 거의 같다. 그러나 15회는 있으나 마나 들리지 않는다. 금빛에서 방출되는 전자파(電磁波)400~700나노미터의 파장이 망막에 분포한 뉴런에 신호를 전하고, 뇌 후두부에 복잡하게 얽힌 뉴런들이 자극을 받아 발화(發火)될 때 비로소 금빛으로 보이게 된다. 어른들은 이런 이치를 무시하면서 없는 것을 있다고 강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럴 일이 아니다. 자칫 성장기 부모의 성향과 고향의 특성 따라 고착되어 편견들만 언제나 진실, 현실적 사실을 왜곡 강조하기에 이를 것이다. 성장기 특징적 환경특성이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 이치다. 삼촌이란 아저씨와 뭐가 닮아도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누구나 찡그릴 것이다. 믿을 수 없다. 우직(愚直)하다. 고약한 느낌에 포로가 되니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보인다. 어릴 적 고향 인정에 듬뿍 쩔면 세월이 지나도 사실성을 잊는 경향을 피할 수 없다. 세 살 버릇 여든에 이른다는 의미다. 인생에 닻을 오로지 고향에만 꽂아둔 탓이다. 앞에 예를 든 과학적 경우를 이해한다면 없는 것을 있다고 고집하게 되진 않을 것이다. 정신(精神)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후세들은 안정된 삶으로 살아가길 원한다. 어른들의 책임이다. 반대의 경우 가령 있는 것을 없다고 우긴다면 마찬가지, 혼란이 뒤따를 것이다. 인간관계가 어그러진다.

하루는 짧고 정해져 있다. 미래는 길고 불확실하다. ’물의 여왕소녀들과 숲의 왕자소년들을 위해, 그들의 미래를 위해 어른들이 져야 할 의무와 책임은 크다. 마침 어제 P4G를 주관했다. 환경은 자연만이 아니다. 인성(人性) 발달에서도 같다. 정갈하고 인정이 넘치는 가운데 아끼고 걱정해주며 칭찬해 줄 수 있는 어른들의 환경이 그들에겐 필수란 것이다. 지구상 세상사는 정의롭고 곧기만 하진 않다. 그들의 앞날이 싱그럽고 힘찬 대들보로 성장하기 위해선 거짓이란 행여 실수라도 끼어들 틈이 있어선 안 될 일이다. 바로 어른들이 명심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다. 당연히 그들에게 무겁고 힘겨운 빚더미는 어떻게 해서든 덜어주어야만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 가난하고 보잘것 없었던 사회환경에서 이겨낸 역사가 있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일이다. 그것이 그들로 하여금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몽글몽글 나무와 강의 소년과 소녀들, 그것이 아름다운 고향 같지 않은가? 어른·아이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행복을 누릴 자유를 지니고 있음을 명심할 일이다. 어찌말 잔치로 풀 수 있는 일이라 감히 장담할 수 있겠는가? 누가? (2021.06.01.)